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2021년 가을, 기획전시장 언더그라운드 인 스페이스에서 최하늘 작가의 개인전 《벌키(Bulky)》를 개최한다.

최하늘(Haneyl Choi, b.1991)은 비물질이 일상으로 자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한편, 한국 예술의 토양에 퀴어 아트(Queer Art)[1]가 뿌리내리고 동시대성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론을 탐구해 왔다.

 

전시 제목 ‘벌키(Bulky)’는 부피가 크다는 뜻으로, 근육량을 늘려 보기 좋게 덩치를 키우는 벌크업(Bulk-up)을 연상케 한다. 흙이나 석고 등을 빚거나 덧붙여 형태를 만들어가는 소조 기법, 또는 빈약한 한국 퀴어 아트의 뼈대에 살을 붙여가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로도 해석될 수 있는 중의적 표현이다.

이번 전시에서 최하늘은 비물질 시대에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조각과 사회적 소수자인 퀴어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주류라는 유사성에 기반하여,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동등한 선상에 놓고 결합하는 실험을 전개한다. 조각의 창작 방식에서 퀴어한 지점을 찾거나 역사 또는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퀴어 요소를 발견하고 조각과 연결하는 등, 전시작들은 전작들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표현에 있어 좀더 과감하고 솔직해졌다. 특히 대중문화, 도수 치료, 주짓수 대련이나 실내자전거를 타는 등 평범한 삶 속에 녹여낸 퀴어는 색다르지 않은 일상을 다루기에 더 인상적이다. 최하늘의 이러한 예술적 시도는 조각과 퀴어 모든 측면에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아가 한국 특유의 퀴어 아트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퀴어(Queer)는 본래 ‘이상한’ 또는 ‘기이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현재는 게이나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퀴어 아트(Queer Art)는 성소수자와 관련한 이미지나 이슈를 다루는 미술 경향을 일컫는다. 과거 퀴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의 예술성이 폄하되거나 활동이 제한되었다면, 최근에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며 국내에서도 퀴어와 퀴어 아트를 서서히 수용하는 움직임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