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22_기획전<이.력>

 

주 최_ Space 22 / 후원_ 미진프라자기 획_ 김소희기획 의도<·Another Energy> 전은 서로 다른 파장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작업을 하는 두 사진가를 초대한다. 두 작가는 각자 종이 인화라는 사진의 초기 프로세스를 응용하기도 하고 구긴 종이 위에 이미지를 투사하여 재촬영하거나 혹은 X-RAY 필름에 찍힌 이미지에 스크래치를 내거나 변형시키는 등 수차례의 실험을 거쳐 자기만의 사진 방법론을 모색해왔다. 이번 전시명은 일차적으로 두 사진가의 독특한 작품 에너지를 지칭하지만 한국어와 한자어의 유희성을 활용하여 중의적인 의미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가진다. 그리고 성실하게 작업 세계를 이어오고 있는 두 청년 작가에게 한국 사회와 예술 제도권 안에서 가지는 ‘이력(지금까지 거쳐 온 학업, 직업, 경험 등의 내력 (많이 겪어 보아서 얻게 된 슬기))’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의도도 담고 있다.

이현무의 <Still Life>는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의 단면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인화지라는 평면에 장력을 부여한다. 프레임 안에서의 이러한 긴장감은 이미 알고 있던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작가가 유도하는 지점에서 촉발된다. 이를 위해 이현무는 사물을 허공에 매달고 그 오브제의 단면과 그림자를 paper negative를 장착한 대형카메라로 담아낸다. 사물의 한 면은 평평하게 제시되고 오히려 입체적으로 드리워진 그림자를 통하여 사물의 실체가 드러난다. 이러한 시각적 유희는 몇 가지 장치를 통해 극대화되는데 작가는 사진 발명 초창기에 사용되었던 칼로 타입의 원리를 응용한 paper negative의 특징을 활용한다. paper negative가 주는 독특한 종이의 질감과 단출한 배경의 톤은 사물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한다. 홍준호의 <Deconstruction of Idols>프로젝트를 통하여 예술과 종교가 누려왔던 권위와 권력에 균열을 가하는 시도를 한다. 종교의 순수성과 신념이 퇴색되고 종교인의 권력과 부의 세습 그리고 정치성이 작가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또한 대가의 걸작이 갖는 공고한 권위에도 질문을 던진다. 홍준호가 이 우상에게 가하는 해체와 균열의 시각적 효과를 위한 장치는 구겨진 종이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이다. 원작에서 일부 이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이야기는 재해석되고 종이의 구겨진 정도에 따라 이미지의 파열이 결정된다. 그 결과 원작에서 볼 수 있던 아우라와는 또 다른 긴장감(에너지)이 화면 전체를 지배한다. 작가는 때로 다른 파장의 에너지 생성과 간섭을 위해 현란하게 합성된 색깔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Space22의 1관에 이현무의 <Still Life>와 홍준호의 <Deconstruction of Idols>를 대면시키고, 2관에 두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총 3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홍준호서울 단국대학교 전산통계학과 졸업(2003)하고 10여 년간 하이트진로(주)에서 IT 개발자로 근무하던 중 뇌출혈을 겪은 후, 40세가 된 2015년부터 전업 작가의 삶을 선택해서 10여 회의 개인전과 20여 회의 단체전을 개최했다.

첫 개인전에서 직장생활에서 느낀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 아래 인간이 자원(Resource)으로 관리되는 “존재와 부재”, “피로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울과 도쿄에서의 첫 개인전 〈Digital Being (숫자로 관리되는 존재, 2015)〉을 시작으로 가족의 뇌출혈 트라우마를 유년시절의 놀이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표현한 〈Homo Ludense (유희적 인간, 2016)>전시를 잇따라 열었다. 이 작업에는 흔히 우리가 접하는 OA기기나 의료장비를 통해 만든 이미지를 활용하여 사진의 확장을 꾀하였다.

이후에는 빔 프로젝트를 활용한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우상의 해체 ; 종교, 2018)〉, 〈Era Review on Death(죽음에 대한 시대적 고찰, 2019)〉, 〈On That Which cannot be Defined(규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2019)〉를 발표하였고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진행했다. 흔히 사진이라 알려진 방식이 아닌 사진 프로세스를 변형하고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사진적 사진”을 추구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Continuity of Existence and Absence (존재와 부재의 연속성, 2020)>, <가시 잃은 할미꽃, 2020>의 전시에서는 설치작업으로 작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영천, 2018)를 시작으로 W미술관(익산, 2019), 홍티아트센터(부산, 2020),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광주, 2020), 대구예술발전소(대구, 2021) 등 여러 주요 레지던시에 입주해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Space 9의 전속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이현무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Dawson College에서 학업을 하며 사진의 기계적 매커니즘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법들을 실험하고 연구하였다. 그 중 사진 발명 초창기에 사용하던 탈보타입을 응용한 종이필름 프로세스를 개발하였고, 주로 이 방법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의 사진은 본 그대로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재조직, 집약, 왜곡해서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파악해 화면 위에다 자기의 생각을 인식시킬 수 있게 표현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육안으로 경험한 것과는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육안의 연장인 사진적 시각에 의해 육안으로 지각되지 않는 세계 속의 추상미를 발견하고 이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14년 제1회 아마도 사진상을 수상하였고, 아마도 예술 공간에서의 개인전 <V escape>으로 데뷔하였다. 그 후 양주시립미술관, 신미술관, 성남아트큐브미술관, W 미술관, 의정부예술의전당, 서울예술재단, FotoFest 등에서 50여 회의 초대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