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예술학교 조형미술과 1차 실기 시험 문제

김소연의 시 ; 그림자론

세상 모든 모서리를 확대시키며 해가 진다.

해질녘. 그 시간은 유독 사물이 물성보다는 그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모든 사물들이 훤히 다 보이던 낮 시간엔 못 보았던 것이 나타나고, 안 보이던 것을 발견한다. 그때마다 당신을 보고, 그리고 당신의 그림자를 보고, 당신이 그다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은, 숨소리인지 발소리인지, 당신 것인 듯한소리마저 듣는다.

그때마다 없는 당신을 만나러 가고, 사라지는 당신을 만나러 간다. 당신을 만났다는 환상을 만나러 가고, 이미 당신을 떠나버린 당신을 만나러 간다. 만나고 싶은 당신이 이미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나러 간다는 자체를 만나러 간다.

당신이 없다는 것이 실재라면, 당신을 만나러 간다는 그 자체는 幻(환)이다. 아니,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환과 실재가 조금이나마 경계를 지우는 시각.

하루 중에 두 번. 낮과 밤이 교차되는 시각. 해 뜰 때와 해 질 때, 이 시간은 빛이 있되 전부 다 있지는 않다. 빛이 조심스럽게, 농도와 밀도를 조금 낮추고 낮게 포복해 있다. 적들의 시선을 피하려는 병사들처럼 포복해서 이 세상 쪽으로 기어온다. 세상 모든 모서리들은 황금빛이 된다. 아이들의 뺨에 난 솜털과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빛을 머금은 채 건널목을 지나가고, 세상의 난간 위에는 먼지가 뽀얗다

그때, 그림자는 길어진다. 어떨 때는 납덩이처럼 무겁고, 어떨 때는 치렁치렁하며, 어떨 때는 권위를 지닌 채 나를 이끌고 간다. 그것이 무겁거나 치렁치렁하거나 권위있는 목소리를 내거나 간에, 그림자가 그렇게나 길게, 사물 끝에 매달려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는 나름의 시간은 아주 잛다. 금세 세상은 아주 환해져 버리거나, 아주 어두워져 버리니까.

그림자와 그 그림자를 만든 사물의 경계선이 흐릿하다. 우리 눈은 지는 해와 뜨는 해를 보며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매혹적인 색을 착시해 낸다. 산란하는 모든 것들을 향한 우리의 황홀한 착시 떄문에 우리는 늘, 불가피하게 빛의 모퉁이를 돌아서 집으로 간다. 납덩이처럼 무겁고 긴 그림자를 발끝으로 끌며.

문제:  이 시는   시인이 해질녁의 모습을표현한것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해빛의 결이 다르다는 심상을 표현한것이다 이걸  메타포로 그림으로그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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