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pasha Hayat (비파샤 하야트) 개인전

갤러리LVS(신사동)는 방글라데시 배우이며 작가인 비파샤 하야트의 국내 첫 개인전시를 2017년 12월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개최한다.
비파샤의 작업은 고대로부터 영향을 받아, 밀도 있고 촘촘하게 엮인 역사현장에 대한 재해석의 흔적으로, 이 장소에 쌓여진 시간의 결과 겹을 한 올 한 올, 한 겹 한 겹 드러내고 파헤쳐 화면에 시간성을 담아낸다.

작업은 결코 부드럽게 닦여지고 다듬어져 있지 않은데, 정교한 기술로 작업의 표면을 다듬는 것에 대해 작가는 보다 인공적이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의 표현방식을 추구한다.

비파샤는 역사적인 장소, 예를 들어 고대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성벽이나 고대 건축물과 같은 인간의 삶이 존재해온 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그 안에서도 인간의 흔적, 시간의 경과에 의해 벗겨지고 떨어져 나간 파편들에서 작업의 주안점을 찾았다. 유구한 시간성을 지니는 공간에는 그 시간 동안 묻혀온 인간역사의 내러티브와 개인의 생애주기가 있다. 작가는 역사적인 장소를 통해 많은 시간 속에 새겨진 인간의 흔적을 보고, 인간의 삶이 존재해온 땅이 갖는 역사적 풍부함에 착안하여 작업방식의 모티브를 얻었다.

캔버스에 두텁게 발린 물감은 작가에게 땅이고 곧 흙이다. 인간에 의해 일궈져 왔고 새로운 것이 소생하고 죽어가는 땅의 흐름을 거칠지만 아름답게 새겨낸다. 흰 바탕 아래에는 여러 컬러의 색면이 존재하며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허물어진 정지의 공간, 각 개개인의 역사를 재생하는 고요의 공간이라 작가는 말한다.
역사를 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증언하는 것. 개인과 공동의 기억을 재생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역사를 지녀온 풍부한 땅과 그 안에 존재하는 역사의 기억에 대해 작가는 인류학자와 같은 자세로 조사하고 이를 선과 형태로 만들어 낸다. 흰 표면아래 불규칙하게 벗겨진 파편의 재결합은 곧 추상언어가 가지는 잠재력을 지니며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누군가의 삶과 현재 작가의 삶이 혼재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최근에 시작된 모노크롬 작업은 석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작가는 캔버스뿐만 아니라 목재패널, 골판지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캔버스 이외의 매체들은 석판에 새겨진 문구와 같은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컬러의 캔버스 작업이 역사적 기억을 드러내는 작업이었다고 한다면, 목재와 골판지에 깊은 어둠으로 새겨진 작업은 개인의 역사성으로 파고들게 하는 시각적 효과를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작업과 더불어 PVC보드(연질의 플라스틱보드), 골판지, 방글라데시에서 제작되는 모슬린 천 등에 작업한 다양한 매체로 제작된 21점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 갤러리LVS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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