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흰갤러리,CULTURE WAVE SURFER 展

전 시 명 CULTURE WAVE SURFER 展
전 시 기 간 2018년 1월 17일(수) – 2월 28일(수) 라흰갤러리

오프닝 : 1월 17일 (수) 5:30 – 7:00pm

전 시 장 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45-33 2층 라흰갤러리
관 람 시 간 화 – 토요일 11:00am-7:00pm / 일요일 2:00-6:00pm / 월요일 휴무 / 무료관람
출 품 작 품 노상호, 신모래, 켈리박(Kelly Park) 작가의 평면 작품 및 굿즈
부 대 행 사 * 전시 관람 인증샷 해시태그 이벤트

– 노상호, 신모래, 켈리박(Kelly Park) 작가의 드로잉 작품 증정

* 작가와의 대화

– 주제: ‘작가가 창작해낸 상품을 예술이라 말 할 수 있는가?’

담 당 자 이지수 02-534-2033 / 010-2067-1031

라흰갤러리(대표 정은진)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오는 17일 <CULTURE WAVE SUFER>(컬처 웨이브 서퍼)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인스타그램 스타작가 노상호, 신모래, 켈리박(Kelly Park) 등 3명의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야말로 ‘핫’한 작가들이 새로운 공간을 ‘핫’하게 꾸민다.

 

이전 미술과는 달리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패션’이나 ‘굿즈’ 등 다양한 형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젊은 작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술계는 “예술작업도 브랜드나 상품이 될 수 있는가”, “작가가 만든 ‘상품’을 ‘예술’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고 있다.

 

라흰갤러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가운데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 역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와 아이덴티티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한다. 또한 젊은 작가들은 ‘왜 아트상품을 만드는가’, ‘대중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네모난(nemonan)’으로 불리는 노상호 작가는 ‘데일리 픽션(daily fiction)’이라는 주제를 갖고 ‘날마다 만들어 내는 일상의 허구’를 작업한다. 그는 작업에 다양한 시도를 하며 영화포스터, 회화연재스토리, 웹툰, 기업과의 콜라보, 노상호의 ‘pic’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특별한 작업방식과 회화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SNS를 통해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신작 20점과 설치작품을 포함해 총 4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야기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목 받고 있는 신모래 작가는 주로 부드러운 핑크 톤과 시리즈 별로 그림 속에 등장하는 소년과 소녀의 시각적 이미지요소를 이용해 현대인의 공허한 정서를 그려내고 있다. 이번에는 특별히 핑크 톤을 베이스로 한 작품과 현재까지 작업해왔던 작품들을 “아카이빙(Archiving)”형식으로 한 곳에 모아 보여줌으로써 작품 시리즈 탄생 과정을 면밀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인스타에서 켈리그라피 아티스트로 통하는 켈리박 작가는 대중들이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캔버스 가방’을 선택하였다. 텍스트를 소재로 가방 위 작가만의 즉흥적인 드로잉을 얹어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방’을 제작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기존 작품이 주로 작은 캔버스 위에 켈리그라피&드로잉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dreamer’의 주제로 하나의 큰 공간 속에 있는 4면의 벽을 캔버스 삼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역동적이고 화려한 켈리박 작가의 그래피티를 볼 수 있다.

 

이 세 작가의 공통점은 바로 핸드폰만 열면 SNS상의 가상공간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스타라는 점이다. 또한 어렵고 추상적인 작업이 아닌, 현실에서 소장하고 사용하고 싶은 굿즈를 만들어내거나 친숙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한다. 예술작품인 동시에 고객의 취향을 저격한 나만의 아이템을 상품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공간에 예술을 담는 문턱 낮은 문화공간을 꿈꾸는 라흰갤러리의 기획전에 꼭 어울리는 작가들이다.

 

핸드폰 속 네모난 공간은 어쩌면 따로 시간을 내어 전시장에 가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갤러리이자 하나의 그림이고, 소통의 장이다. 이러한 개인적이고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어 펼친 곳이 바로 연남동 라흰갤러리이다. 또한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한 장진택 큐레이터가 이번 개관전을 함께 기획하였다.

 

<CULTURE WAVE SURFER>전 오프닝은 오는 1월 17일이며 부대행사로 세명의 작가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되어 있으며, 특별 이벤트로는 전시기간 중 라흰갤러리 공간 속 작가들의 작품 사진을 해시태그(#라흰갤러리 #노상호 #신모래 #켈리박 #연남동)하여 업로드 한 관람객 중 추첨하여 작가의 드로잉 작품이나 굿즈를 증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전한 갤러리 공간은 1970년대 당시 흔했던 벽돌집으로, 집을 지은 분들이 40년 남짓 거주하다 떠난 자리를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라흰갤러리는 시간이 조용히 머물다 간 기존 공간에 새로운 사람과 문화, 공기가 스치고 쌓이며 자연스럽게 예술이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완성시켰다.

 

정은진 라흰갤러리 대표는 “예술은 마음먹고 찾아가 즐겨야 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며 “젊고 빈티지한 매력이 넘치는 연남동에 오는 이들에게 공기 같은 문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흰,신모래_79_건널목 2.jpg_100x120cm_2015

 

라흰,노상호_TheGreatChapBook_75x100x8cm_2018

라흰, Kelly Park_The Bag Project_43x44cm_2017

 

 

<CRITIQUE>

 

이는 비단 세대론적인 과제로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산재해 있는 짧지 않은 과제의 목록 가운데, 실체를 알기 어려운 불안한 감정을 해소하는 것도 -이를 해결할 방안이 명확하다면 그나마 좀 더 나은 처지라 하겠지만, 적어도- 그 중 중요한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불안의 근원은 아마도 우리네 삶의 현장, 그 자체인 거대한 사회 구조를 관통하는 시스템의 의지와 개인의 욕망 사이를 메우고 있는 극복 불가능한 거리에 기인하는 듯하다. 어쩌면 자유를 보장하는 구조가 의뭉스럽게도, 이상하리만큼 견고한 통제의 방식을 함께 마련해 둔 것은 바로 이러한 괴리가 소환할 자기 멸망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류가 오랫동안 축조해 온 이 시스템은 다수가 수용 가능하다고 생각할법한 한계치를 매우 적절하게 설정해 줌으로써 모두의 적정한 만족(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 시스템의 의도에 가장 가까이 자리한 우리는 자아실현이라는 철저히 개인적인 목적에 애써 집중하며, ‘질서’와 ‘통제’라는 단어의 의미 사이에 있는 미묘한 차이를 규정해 보곤 했다. 그러나 종국에는 소속 개체의 집합이 이를 포괄하는 더 큰 시스템의 의중을 거스르는 일이 대개 불가능에 가깝다는 예상을 피하기는 어렵다. 결국 통제하기와 통제받기, 모두를 원했던 이율배반적인 사람의 마음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었던 많은 것들을 단번에 꿰어버리면서, 한층 더 복잡한 시스테마systema의 공간 속으로 자신을 안착시켰다.

 

이와 같은 상황을 전제할 때, 메타meta 이론이 급부상하는 작금의 (일시적) 현상은 그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은 자명해진다. 이미 분류된 상/하부 구조를 해체하고, 체계와 개념 그리고 절차와 같은 내부 배관을 뜯어 살피려는 메타적 시선은 새로운 가치 판단 기준의 성립을 역설하며 자가 적응 방식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노상호, 신모래, Kelly Park(박규리)이 참여하는 전시 «CULTURE WAVE SURFER»(라흰 갤러리, 서울, 2018)는 최근 발현하는 예술에서의 상품화 경향 및 브랜딩 전략에 대한 개념에 주목하며 기획되었다. 수집된 이미지를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작품 속으로 재 집합시키는 노상호와 미묘한 감상의 시퀀스를 불러일으키며 일러스트레이션 기반의 디지털 드로잉 작품을 생산하는 신모래, 이미지로서의 텍스트 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를 다시금 자신의 작품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Kelly Park, 이들의 작업을 아우르는 하나의 예술적 방법론은 작품 자체의 개념의 근원이 되면서도, 또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존재하는 그들의 작가적 태도 혹은 자아실현의 행위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듯하다.

 

이들의 작업이 공유하는 ‘협업collaboration’의 지점은 차츰 스스로를 고립시켜왔던 순수 미술의 전개 범주를 확장해야 할 타당성을 마침내 마련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기존의 전통적인 미술 실천 형상과 구별되는 미술에서의 새로운 실천 형식을 실제로 제공하기도 했다. 작가들은 작품 창작과 (아트) 상품 생산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리면서 그들의 작업, 또는 ‘그들’이라는 작가적 이미지의 소비가 곧 가치로운 예술 향유와 다르지 않으며, 나아가 동시대에 만연한 결핍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인식을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놓는다. 그리고 이는 권위를 내려놓은 구전의 기법을 차용하거나(노상호의 경우), 깊은 감성의 공감대를 무겁지 않게 전달하기(신모래의 경우), 또는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한 상품 매체의 사용(Kelly Park의 경우)이라는 작가 개개인의 작업 양식을 통해 실현되고, 동시에 동시대 예술 소비의 성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독특한 미술 향유 경향을 시사하기도 한다.

 

노상호, 신모래 그리고 Kelly Park이 공유하는 위와 같은 신세대적 작업 방식에 대한 유효성 검증은 이미 시작된 그들의 활발한 활동을 목격할 때 이제 불필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다만 여기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강화의 과정을 거친 유동하는 시스테마가 자초한 ‘너’와 ‘나’ 사이의 통제 선점 게임 속에서 이들이 취하고 있는 제스쳐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표는 메타 이론 유행 현상의 원인과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 자신을 스스로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구조의 강압성을 떨쳐내는 일은 쉽지 않다. 때문에 자아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압박을 적절히 비껴내거나 때로는 마주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또한 강한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그 어떤 특별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서 메타 이론적 시선은 지금 유의미하다. 복잡하게 얽혀버린 관계 사이에서 희생을 감수하며 체제를 전복시킬 수도, 그렇다고 여기에 마냥 동조할 수도 없는 현 세대는 그리하여 플랫폼을 이해하고 이를 검증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하며 자존의 이상적인 균형점을 설정하려는 것일까.

 

이제 또다시 남겨진 무엇은 메타 이론적 사고로 시대를 읽어내며 더해진 가치 판단에 대한 끊임없는 가치 판단의 문제일 것이다. 얼핏 많은 것을 상이하게 두면서도, 한편으로 서로 다른 부분을 일제히 관통하는 일반 패턴을 조용히 전파하는 이 불멸의 시스테마를 마주한 작가들의 방법론은 과연 언제까지 그 유효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이들의 영민한 감각으로 일구어낸 현재의 성취가 다시금 구조의 통일성에 휩쓸리지 않고, 오랜 시간 최소한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은 과연 가능한가? 과거와 비교해 매우 독립적인 작업의 방법론을 구축한 그들의 작업 세계를 꾸준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렇듯 다시금 찾아오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의문과 의심의 지점, 바로 그 너머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 장진택(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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