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가오 레이(高磊, GAO Lei) 개인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2017년 11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중국 작가 가오 레이(高磊, GAO Lei, b.1980)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Enzyme of Trial)>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2년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국내 개인전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본 전시를 위해 가오 레이의 대형 설치 작품 3점을 포함하여 오브제를 활용한 평면 작품과 사진 작품을 준비함으로써 한층 깊어진 가오 레이의 작업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가오 레이는 중국 후남성(湖南省) 출신으로 베이징 중앙미술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문화혁명에서는 빗겨났으나 그 상흔을 목도했으며, 물질적 풍요와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해 지식과 예술에 대한 갈증이 시작된 ‘바링허우(80后, 중국의 80년대생을 일컫는 말)’ 세대에 속한다. 이들은 서구의 문화 및 다양한 매체에 익숙하고, 이데올로기보다는 다양성을 선호하며, 견고한 사유와 철학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표현방식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가오 레이는 부조리와 아이러니, 개인과 사회 사이의 관계를 주로 다뤄왔다. 그는 동물의 박제나 뼈 등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거나 열쇠 구멍을 통해 엿본 듯한 시점으로 찍은 사진매체를 활용한 작업으로 관람객들에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절제된 색감과 기하학적인 구조의 오브제 정렬을 통해 그간 다뤄온 주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대사회의 권력과 통제, 그리고 강박에 대한 독자적 사유를 제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Paul Michel Foucault)는, 현대 사회의 권력과 정치는 자본주의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은밀하게 공존 혹은 공멸할 것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그는 저서 ‘감시와 처벌’(1975)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를 ‘판옵티콘(panopticon)’[1]에 비유하며 사회 지배계층이 만든 시스템의 감시와 통제에 점차 익숙해지는 개인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푸코의 이론에 많은 영감을 받은 가오 레이 작가는 작품에 모형 CCTV를 설치하는 등 현대사회의 감시자와 피감시자의 권력구조를 암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번 <배후의 조정자>전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렸던 쑨 쉰의 개인전 <망새의 눈물>(2017.09.06~2017.11.05)에 이어 준비한 중국 바링허우 세대 작가 개인전”이라며, “가오 레이 작가의 작품은 일견 깊은 차가움과 더불어, 질서정연하면서도 모순적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담은 독자적 시각으로 관찰한 현대 사회의 모습이 반영된 것” 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전시를 통해 중국의 차세대 떠오르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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