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진미술관 《누군가의 오브제》

‘일상의 오브제’를 사진에 담아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 3인―성지연, 신기철, 이동준―의 작업을 한미사진미술관 제 3전시실에서 9월 9일부터 10월 14일까지 《누군가의 오브제》 전시한다.


성지연 Ji Yeon SUNG

Spectator, Digital C-print, 100x100cm, 2007 ⓒ성지연

 

성지연의 작업 속에는 오브제와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인물만큼 중요한” 성지연의 물건들은 얼핏 보기에도 인물들의 외형과 몸짓, 시선과 깊이 관계 맺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유독 날카로워 보이는 칼과 바늘, 빨간 빗과 실, 스웨터 등은 그의 내밀한 심연에 있던 어떤 욕망이나 감정선을 건드린 물건들이다. 성지연은 이 사물들에서 비롯된 자신의 감성을 특정한 상황연출로 시각화시킨 것인데, 연출된 오브제들은 누구나 연상할 수 있는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묘한 긴장감을 내뿜는 낯선 모습이기도 하다. 인물의 다양한 시각적 요소와 오브제는 이처럼 미묘한 인식의 미끄러짐과 재확인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신기철 Gi Cheol SHIN

침착할 수 없는 마음의 병 #012, Archival pigment print, 120x100cm, 2010 ⓒ신기철

 

신기철의 사진은 마치 폭풍전야처럼터지기 일보 직전 순간을 연출한다. 그 순간은 긴장되고 숨 막히는 한편, 놀랍게도 고요한 찰나다. 테이블 가장자리 끝에 위태롭게 달린 화분, 금방이라도 깨질 듯이 바닥으로 기운 유리컵, 비스듬히 기대서 있는 나무의자들과 그 위에 놓인 유리그릇까지. 작가의 원래 의도대로라면 불안하기 짝이 없어 보여야 물건들은 오히려 시공간을 벗어난 잠잠하고 서정적인 여운을 중의적으로 담고 있다.

 

 

이동준 Dongjun LEE

중계동 백사마을, 서울, Pigment print, 2010 ⓒ이동준

 

 

 

이동준이 아름답다고 보는 사물들은 시간의 결을 간직한빛바랜 아름다움이다. 재개발을 앞둔 서울의 옛 골목길과 비슷한 여러 곳에서 주워 담은 거리의 풍경 속에는 때묻은 장갑, 휴지통, 빗자루, 말라 죽어가는 화분 등 주로 무심코 지나치는 대상들이 담겨있다. 물건들 안에 담겨있는 삶의 체취는 혹자의 말처럼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삶에 대한 구슬픈 상징이다.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상실감이 이 물건들을 작가의 오브제로 삼게 한 이유인데, 이 삶을 기억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누군 가에게는 이 오브제들이 또 다른 울림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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