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 윌리 도허티, 잔해(Remains)

실험적인 동시대 미술을 전시하는 사립미술관인 아트선재센터(관장: 김선정)는 2017년 7월 8일부터 8월 6일까지 북아일랜드의 대표적 작가인 윌리 도허티(Willie Doherty)의 영상 및 사진 작업을 선보이는 《2017 아트선재 프로젝트 #3: 윌리 도허티 – 잔해》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북아일랜드 작가인 윌리 도허티의 국내 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여 ‘2017 아트선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전시로 개최된다. 또한 2017년 7월 7일에는 스크리닝과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윌리 도허티의 작업 세계를 심도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전시의 제목은 작가가 자신의 고향인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2013년에 촬영한 영상 작업 <잔해(Remains)>에서 가져왔다. 윌리 도허티가 태어나고 자란 데리는 그가 국제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의 작업과 내밀하게 이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데리에는 군대에 가까운 자경단 조직들이 경범죄나 ‘반사회적 행위’를 다루기 위해1970년대 초부터 사람들의 무릎에 총을 쏴 처벌하는 장소가 여럿 존재한다. <잔해(Remains)>(2013)는 이러한 처벌과 관련된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영상작업이다. 2012년 데리(Derry)에서 한 아버지가 반체제 단체인 ‘약물에 반대하는 공화당 행동 단체 (RAAD, Republican Action Against Drugs)’로부터 ‘처벌 사격(punishment shooting)’을 명령 받아 자신의 아이와 조카의 무릎에 사격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처벌은 현재 반체제 단체들이 국민들에게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작가는 이 사건을 토대로 구성한 작품에 대해 “나는 <잔해>를 통해 세대를 걸쳐 이어지는 갈등이라는 관념을 탐구하고, 갈등이 어떻게 가족을 통해 전달되며 사람들을 붙잡아 가두는 악순환을 일으키는지 살피기 위해 사건이 벌어진 여러 장소를 다시 찾아갔다.” 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경(Incident)>(1993)과 <국경에서의 사건(Border Incident)>(1994)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업들은 사진의 제목이 우리가 사진을 이해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작업은 모두 풍경 속에서 버려진 불탄 자동차가 크고 자세한 클로즈업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가 제목의 ‘국경’과 ‘사건’이라는 단어를 통해 정치적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 이미지와 제목이 만나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에 일어난 북아일랜드 폭력 사태를 은유하고 있다.
이렇듯 작가는 역사적 갈등이 개인의 문제로 연결되는 지점을 데리라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아직도 풀지 못한 사회적 과제들에 대해 함께 질문해 보기를 제안하고 있다. 권력에 의한 통제와 갈등 상황에 놓여 있던 북아일랜드 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번 전시는, 남북한의 지배 권력이 한국 사회의 개인에게 미치고 있는 폭력과 갈등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윌리 도허티(1959년 출생)는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나고 자란 작가로, 그의 작업 대부분은 데리에 관한 것이다. 도허티는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작업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회상이 쉽사리 저지를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다룬다. 벨파스트에 있는 얼스터 대학교를 졸업했고, 1980년대 초부터 국제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도허티는 1994년과 2003년 두 번에 걸쳐 터너상 수상후보로 올랐으며, 1993년, 2005년, 2007년 세 번에 걸쳐 베니스 비엔날레에 아일랜드 파빌리온 대표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아트선재센터는 1998년 설립된 사립미술관으로 개방된 시각으로 동시대의 맥락과 비평적 담론을 제시하고자 기획전을 중심으로 실험적이고 다학제적인 시도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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