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아트:지석철 “부재 – 시간, 기억”展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17년 4월 6일(목)부터 6월 22일(목)까지 지석철 작가의 <부재 시간, 기억>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극사실주의 1세대 대표작가이자 현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지석철의 근작 30여점을 공개한다.

 

■ 지석철이 그려온 의자 위에 누군가가 앉아있는 모습은 보인 적이 없었다. 거대한 자연이나 인간이 만들어낸 높은 구조물과 대조되는 작고 굴곡이 있는 나무 의자는 그 자체가 부재를 표상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살아있는 생명처럼 화면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시 타이틀이자 간간이 작품명제에도 사용된 시간과 기억은 의자와 같이 주인공인 ‘존재’를 위한 부차적인 도구이지만 부재하는 존재를 향하고 있는 갈망, 그리움과 서정성을 드러내는 주제가 되어왔다. 시간의 흐름과 기억을 나타내는 풍경과 사물은 사진처럼 디테일하게 묘사되어있지만 오히려 미니멀하게 완성된 화면은 작가만의 계획된 구성으로 단단하고 힘있게 부재를 표현하고 있다.

부재의 기억-부다페스트, 헝가리 (The Memory of Absence-Budapest, Hungary) l 78 x 101.6cm l Oil on canvas l 2014

기억의 윤회 (The cycle of Memory) l 52 x 78cm l Oil on canvas l 2017

 

부재의 서사를 다루기 위한 도구로써 이제는 작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미니 의자’는 지속적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며 시대의 상실과 아픔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근작에서는 마치 다큐멘터리 작가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것처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영국 브라이튼 해변,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캄보디아 메콩, 페루의 나스카 광장 등 미니 의자가 목도하는 낯선 부재의 에피소드가 열거되고 있다. 보통은 하나의 미니 의자가 등장하지만 산더미처럼 포개져 더미를 이루거나 좌우로 도열되기도 하면서 부재의 가중이 심화됨을 암시하며 이를 통해 종교, 정치, 자연, 개인 등 어디에나 편재하고 있는 부재의 보편적 현상을 이야기한다.

 

■ 지석철은 1982년 한국의 대표 청년작가로 파리 비엔날레에 초청되어 미니의자 300개를 설치작품으로 선보인 후 파리 비엔날레 10대 작가로 선정되었고, 이후부터 의자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미니 의자가 등장하는 배경에는 고향 마산에 대한 추억과 세계 곳곳에서 만난 이국의 인물들, 그리고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랜드 마크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고 있지만 특유의 모노톤과 고독함이 묻어나는 부재의 스토리는 일관성 있게 전개된다. 사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매끈하게 묘사되어 있는 화면은 그의 탁월한 재능뿐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는데 수개월이 걸리는 치밀한 노동의 결과일 것이다. 극사실기법은 서구의 영향과 아카데믹한 교육을 통해서 습득된 것이지만 지석철을 통해 한국적인 리얼리즘으로 거듭나고 있다.

 

 

■ 지석철(1953~ )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1978)과 동대학원(1982)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고, 서울, 도쿄, 베를린 등에서 2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파리 비엔날레(1982, 프랑스), 와카야마 비엔날레(1987, 일본), 한국의 현대미술전(1989, 멕시코) 까뉴국제회화제(1992, 프랑스) 등의 비엔날레 및 기획전에 두루 참가하였으며, 한국미술평론가협회의 석남미술상(1983),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등에서 대상(1992)을 수상한 바 있다. 대영박물관(영국), 와카야마현립근대미술관(일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페루한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전시는 물론 미국, 독일, 터키, 싱가포르, 호주 등 국제적인 아트 페어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부재의 사연-브라이튼, 영국 (The Story of Absence-Brighton, UK) l 77.5 x 104cm l Oil on Canvas 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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