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조현아: 누군가의 목소리가요, 듣고 싶어집니다. 라디오만이 제 친구입니다.

실험적인 동시대 미술을 전시하는 사립미술관인 아트선재센터(관장 김선정)는 20174월 26일부터 5월 21일까지 조현아의 개인전《누군가의 목소리가요, 듣고 싶어집니다. 라디오만이 제 친구입니다.》를 3층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무연사無緣死에 관한 오랜 리서치와 인터뷰, 나레이션을 토대로 한 < 10 Voices 10 Times >< The Song for O >를 선보이며, 작가의 ‘중간자적 입장과 사유를 담은 두 개의 영상 작품 < The Songs of Fine Gravel >과 < The Pissing Match >를 소개한다. 그리고 35mm 슬라이드 프로젝트 작업 < Giotto’s Blue >와 < Hole, Whole, Hall >9점의 사진 및 드로잉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5월 13일 아트선재센터 패럴랙스 한옥에서 민승기(철학자), 방혜진(평론가), 윤민화(독립 큐레이터)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조현아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국과 일본의 무연사회(無緣社會)안에서 ‘고독사(孤獨死)를 대면하고 있는 누군가의 삶의 족적을 쫓아왔다. 그 리서치의 첫 번째 결과로서 2016년 10월 한 달 동안 황학동에 위치한 케이크갤러리에서 개인전 《누군가의 목소리가요, 듣고 싶어집니다.》를 개최한 바 있다. 올 해의 전시에서는 라디오만이 제 친구입니다.라는 문장이 첨가된 전시명 –《누군가의 목소리가요, 듣고 싶어집니다. 라디오만이 제 친구입니다.으로 ‘무연사회에 관한 프로젝트 여정을 완성한다.

무연사회는 2010년 일본 공영방송 NHK의 <무연사회 프로젝트 팀>에 의해 일련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일본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회적 현상이다. 독신 가정의 증가, 청년 실직,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점철되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인간관계가 약해지면서 무연사無緣死(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상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본 전시명 또한 NHK 취재팀이 만난 어떤 남성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도쿄 한 가운데 신주쿠에 있는 공원 벤치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요, 듣고 싶어집니다.라고 중얼거리며 배낭에서 라디오를 꺼내 “라디오만이 제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조현아는 한국과 일본에서 무연사를 독대하는 사람들 10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텍스트화 하였다. 그리고 한국인은 일본인의 이야기를, 일본인은 한국인의 이야기를 서로 교차 낭독하게 하였다. 이 낭독하는 목소리들은 전시장에 놓인 책걸상에 설치된 10개의 라디오로 각각 송출되어 동시다발적으로 울리며 섞인다. 하지만 일단 관객이 착석을 하게 되면, 일제히 울리던 라디오는 침묵하고, 오로지 관객이 앉아 있는 책상에 놓인 라디오에서만 하나의 목소리가 울리게 된다. 따라서 관객은 모든 라디오가 동시에 공명되는 것과 하나의 라디오만 소리가 집중되는 것, 모두를 경험하여 고독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태도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게 될 것이다.

< The Songs of Fine Gravel >< The Pissing Match >는 각각 프로젝터에서 영사되어 각자의 속도와 방향성을 가지고 360도 무한히 회전한다. 때론 멀어지고, 때론 교차하는 두 영상은 ‘무연사에 관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다섯 명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다시 전달했던 중간자로서의 작가 자신을 은유한다. < The Songs of Fine Gravel >에 삽입된 영상을 위한 텍스트와 음악은 조현아가 작성, 작곡하였고, 이를 스위스의 개념음악가이자 작곡가인 만프레더 베르더가 낭독하였다.

9점의 사진 및 드로잉과 두 대의 슬라이드 프로젝트 작업 < Giotto’s Blue >, < Hole, Whole, Hall >은 지난 해 케이크갤러리에서는 발표하지 않았던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보다 정교하고도 직접적인 이미지들로 관객의 순간적인 몰입과 이해를 위한 장치로서 이번 전시에 삽입되었다.

작가 소개
조현아(Hyun A Cho, 1974)는 런던 슬레이드 스쿨 오브 파인아트와 런던 왕립예술학교에서 파인아트 미디어와 사진을 전공했다. 조현아는 글쓰기, 퍼포먼스, 영상/사운드 설치, 사진 등을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 속에서 현존하는 미묘한 주름들에 주목하며,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동시대적 시/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주체들과 그 흔적들을 탐구한다. 선형이 기형이 되는 파열의 지점’, ‘이들이 제시하는 아름다움의 징후’, 그리고 ‘인간으로서 처한 상황과 현실의 모호성에 관심을 갖고 언어, 시간, 기억, 역사, 공간에서 파생되는 불확실한 지점들과 이들의 미결정적인 상태에 관해 이야기해오고 있다.
케이크갤러리(2016)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2014)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르코미술관(2015-2016), 문래예술공장_박스씨어터(2015), 인사미술공간(2014), 시청각, 국립현대미술관_과천(2012)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전시 등에 참여했다. 2012년부터 매년 프로젝트 및 전시와 연계된 책들을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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