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사진가이자 사진이론가 박상우가 기획한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이 2016년 5월 3일(화)부터 6월 4일(토)까지 갤러리 룩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 이하 FSA)의 거대한 사진 아카이브 중에서 펀치로 구멍이 뚫린 사진들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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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샨, 재정착민 가족, 아칸소, 1935

펀치 사진은 당시 FSA 사진 아카이브의 책임자였던 로이 스트라이커(Roy Stryker)가 FSA의 이념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사진 원본(필름)에 무차별적으로 구멍을 뚫어 사용할 수 없게 만든 사진이다. 스트라이커라는 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이 펀치 사진은 총 10만장에 달하며 FSA 사진가의 의지와 상관 없이 역사의 무덤에 지금까지 파묻혀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당시 FSA 사진가로 활동했던 워커 에반스, 아더 로드스타인, 벤 샨, 칼 마이더슨, 러셀 리 등이 촬영한 사진 중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수 백장의 펀치 사진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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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상, 무제, 1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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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상우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이 하찮은 사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펀치 사진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진에 관한 모든 ‘담론’을 뒤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 전시는 우선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는 실재를 투명하게 반영하는 역사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배제라는 행위를 통해 ‘구축된’ 역사라는 것을 상기시킬 것이고,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사진 일반을 둘러싼 오래된 담론(객관성, 사실성, 진실성)이 얼마나 신화적이고 허구적인가”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우는 이어서 “이번 전시는 나아가 기존의 사진철학을 새롭게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펀치 사진은 롤랑 바르트를 비롯해 지금까지 사진철학자들이 간과한 ‘선택’이라는 사진 행위와 사진의 또 다른 주체인 ‘선택하는 자’에 대한 개념을 가장 극명하게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선택이라는 개념은 단지 펀치 사진이 속한 다큐멘터리 사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개념은 보도사진, 예술사진, 광고사진, 일상사진 등 사진의 모든 분야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박상우는 “이번 전시에서 핵심인 ‘선택’의 개념은 사진의 본질을 건드리며 현대 사진철학의 중심에 맞닿아있다”고 말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와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의 두 얼굴: FSA 사진 아카이브』(이영준·박상우 저, 갤러리 룩스, 경기문화재단 후원)가 출간된다. 또한 사진이론가 박상우, 이영준, 박평종 등이 참여하는 심포지움 “이미지 파괴와 새로운 사진이론”이 5월 13일(금)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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