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이배 ‘Beyond Mezzotint’展

갤러리 이배에서는 2015년 9월 15일(화)부터 10월 24일(토)까지 전통매체인 메조틴트(mezzotint) 판화제작기법을 재조명하고 섬세하고도 내공이 깃든 작품세계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잃어가는 서정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Beyond Mezzotint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메조틴트기법을 현대적으로 변모시켜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황규백작가의 서정적이며 정제된 작품세계, 그리고 대상에 대한 느낌과 자의적 해석을 산문형식으로 표현하여 존재하는 것에 대한 명상을 담은 김영훈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대를 아우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 판화작가의 전시에서 삶과 인간, 그리고 성찰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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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백 Cards 17×27.5cm Mezzotint(ed.75) 1985 

판화는 독립성을 지닌 예술영역으로서 현대사회가 발전할수록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메조틴트(Mezzotint)는 부드럽고 미묘한 색조 변화를 얻을 수 있는 판화제작기법으로서 그 용어는 이탈리아어로 ‘중간 색조’를 뜻하는 ‘mezza tinta’에서 유래한다. 판재(版材)로는 일반적으로 동판이 많이 사용되며, 판을 직접 새긴다는 점에서 약제에 의한 부식작용을 이용하는 에칭과는 구별된다. 17세기 독일의 루드비히 폰 지겐(Ludwig von Siegen Utrecht)이 처음 개발하였으며, 화려한 검은색과 미묘한 색조 변화, 그리고 다색 판화를 만들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회화작품의 복제에 주로 이용되어 왔다. 메조틴트는 명암의 변화로 인해 회화적 효과는 풍부한 반면, 예리한 선묘의 표현에는 적합하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칭이나 라인인그레이빙 기법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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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M12-8 11.5×36㎝ Mezzotint(ed.5) 2012

 

황규백은 사람들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내재해 있는 서정적 감정을 사소한 일상의 오브제를 매개로 구체화한다. 작가는 끝없이 전개되는 시간과 공간의 접점에서 찰나의 소중함과 의미를 예리한 직관으로 포착한다. 시공간 속에 놓인 어떤 대상도 작가의 작업 속에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평범한 대상에 매료될 수밖에 없게 하는 메타포를 발산한다. 너무나 상식적인 수준의 대상들이 작가의 탁월한 김정이입과 독자적인 표현기법으로 인해 공간 속에 부유하는 듯한 묘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칠듯한 의자, 우산, 악보, 바구니 등과 같은 대상의 홀연한 제시를 통해 인간과 삶의 관계를 단순 명료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황규백 판화의 또 다른 기술적인 매력은 전통적인 메조틴트 작품에서 화면 전체의 배경색이 검정색인 것과 비교하여 작가는 그것을 밝고 부드러운 독특한 회색 톤으로 만들어 화면 안에서 보여 지는 여백을 시각언어로 전이시킨다는 점이다.

 

얼굴 위주의 이미지, 작은 인체이미지, 직선과 곡선의 외각이미지 등으로 표현되는 김영훈의 작업은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을 담은 인물들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하자면 심연 속 소우주를 지닌, 그것이 실존이든 환영이든 현재 존재하고 있는 한 개체에 대한 의문과 질문에서 비롯되어 우리 스스로의 작음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광대한 그 무엇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속세를 벗어난 영혼의 자유와 안식을 원하며 무한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고자 한다. 그의 이러한 열망은 작업 속에서 자신 안의 무한한 깊이와 자신 외부의 무한한 넓이 사이 혹은, 그 경계선 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가 표현한 인물은 내부로의 깊이와 외적 넓이의 끝없는 확장의 출발점을 의미한다. 그것은 곧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는 무의식으로의 여행, 동시에 그 넓이를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는 존재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황규백​은 1932년 부산 출생으로 1968년 파리로 유학을 떠나 S. W. 헤이터의 아틀리에17에서 수학하면서 판화에 입문했다. 1970년 이후 뉴욕에 정착하여 메조틴트기법을 독학으로 습득한 후 판화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으며, 마이애미 판화비엔날레, 브레드포드 판화비엔날레 등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높은 명성을 얻었다. 뉴욕현대미술관, 파리현대미술관, 대영박물관,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 알베르티나 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하였다. 김영훈은 강원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판화학과를 졸업했다. 9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하였으며 프랑스, 일본 등 국외 전시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2004년 핀란드국제판화트리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러시아국제판화비엔날레, 가나가와국제판화트리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판화비엔날레에 초대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남도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젊은 판화작가로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의 그의 역할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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