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 움직임展 『공연한 공연』 Sep. 5 – 13 ,2015

이예은 작가의 공연(空然)한 공연은 찰나의 실제공연을 위한 무대 뒤의 반복되는 연습과 오랜 준비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 전시이다. 그 찰나를 위한 연습들과 보여 지지 않아 의미 없다고 치부되는 반복적인 움직임은 공연(空然)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된 이번 전시는 발레를 위해 준비하는 움직임을 전시의 형식으로 변환하였다. 이를 통해 연습실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의미 없고 이름 없이 사라지는 움직임을 노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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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푸는 행동, 반복되는 연습과 휴식, 옷 매무새를 다잡는 행동, 공연 직전의 준비 등 무대 뒤에서의 준비 과정과 마지막 즉흥공연으로 전시는 구성된다. 2시간 58분 30초의 준비와 1분30초의 즉흥공연은 준비과정과 파이널의 비중을 도치시켜 공연(空然)한 공연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2시간 58분 30초의 준비과정은 순서에 따라 지정된 지점에서 일정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되도록 움직임을 파편화하여 구분하였다. 각각의 움직임은 정형화된 발레 기본 동작임에도 행하는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기본적으로 행하는 동작에 개인적 정서가 반영된 제목을 붙여 은연 중 자신이 새겨 넣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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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이 이루어지는 지점들을 따라 발생하는 파편화된 움직임들은 연속된 흐름으로써 시간을 만들어간다. 이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시간성을 발생시키며 공연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파편화된 움직임이 이루어지는 순간들은 9일 동안의 아카이브로써 작가의 몸을 변화시키며 공연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전시로 작가의 신체와 움직임의 시각성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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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와 순간의 호흡에 함께 하기 위해 전시를 관람하는 시간과 위치 등의 물리적 제약은 없다. 그래서 누군가는 3시간을(전시의 시작부터 끝까지) 누군가는 어느 순간만을 관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무대 위의 완벽한 공연이 아닌 몸을 푸는 시작부터 마지막의 즉흥 공연의 과정 중 어느 한 순간을 보더라도, 그 순간을 공유함으로써 공연한 공연은 공연(空然)한 것이 아닌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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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공연하기에도 연습하기에도 다소 거친 막사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명명되지 못했던 움직임들은 투명한 폴딩도어 넘어 일상의 공간으로 지나치는 우리에게 이러한 움직임을 다시 보게 한다. 아울러, 공연의 시작이 언제였을까를 넌지시 물으며 일상의 과정 속의 움직임을 다시금 들여다보길 바란다.

구주희 큐레이터

플레이스막 placeMAK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46길 36
36, Donggyo-ro 46-gil, Mapo-gu,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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