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김 성 환 개인전 《늘 거울 생활(Life of Always a Mirror)》

아트선재센터는 김성환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비디오,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 등을 전시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재구성하는 김성환의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전시 제목인 ‘늘 거울 생활’은 『즐거운 생활』이라는 초등학교의 음악, 미술, 체육 통합 교과서를 연상시키는 언어유희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타인의 ‘즐거운’ 감정과 ‘생활’ 방식과 기호까지도 가르치려는 제스처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늘 거울 생활》전은 교육 장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전시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가르치는 태도와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때 거울 속의 나도 나를 바라보듯이, 서로를 마주 보고, 반영하며, 확장해 가는 거울 이미지처럼 ‘다양성(multiplicity)’보다는 끊임없는 ‘분열(split)’ 속에서 변화하는 전시의 또 다른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A-DA-DA
아다다(A-DA-DA)>(2002
fireplace_Temper Clay
템퍼 클레이(Temper Clay)
Manahatas Dance_lightbulb
마나하타스 댄스(Manahatas Dance

이번 전시는 총 세 점의 영상 작업 <아다다(A-DA-DA)>(2002), <마나하타스 댄스(Manahatas Dance)>(2009), <템퍼 클레이(Temper Clay)>(2012; ‘진흙 개기’라는 뜻)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며, 이와 함께 신작 퍼포먼스인 <수박의 아들들(Watermelon Sons)>(2014)을 공개한다. 전시 공간은 그 성격과 구성 방식에 따라 두 공간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기존의 건축 구조와 형태를 반복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서로를 연상시키는 거울 구조를 이룬다.
먼저, 2층 전시장에서는 출입구가 긴 통로 너머로 옮겨지고(shifting threshold), 높낮이가 다른 건축적 설치 구조물이 증식하듯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전시 공간 내에 미로와 같은 길이 구축된다. 이 공간에는 영상, 사운드, 조명,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이 배치되어 있는데, 영상 작업으로는 <아다다>와 <마나하타스 댄스>가 있다. <아다다>는 두 명의 아시아계 외국인들에게 한국인 아버지와 아들의 역할을 맡김으로써 ‘말더듬이’ 같은 영상 형식을 실험하는 작업이다. 이 영상은 실험적인 형식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라는 두 가지 다른 언어를 대사와 자막에 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보는 사람마다 이해의 방식과 정도가 다르다. <마나하타스 댄스>는 뉴욕의 옛이름인 ‘마나하타스’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1911년에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공장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 착안하여 만든 작업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처럼 천을 산처럼 두른 청소년들의 이미지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 움직이지 않아야 할 것들도 움직이는 세월의 속성을  형성화한다. 또한, 아직 사회인이 되기 전의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성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어른들의 관점을 드러난다.

3층 전시장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 왕』의 이야기를 한국의 현대사적 맥락으로 옮긴 영상 작품 <템퍼 클레이>가 상영된다. 『리어 왕』을 재산 분배를 둘러싼 훈육의 문제로 독해한 작가는 한때 보모와 별장지기로 일했던 인물들을 배우로 고용하여 과거와 다른 경제 관계를 맺는 한편 이미 주어진 배경을 이용하여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이 작업에서 주거공간인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휴가지인 호숫가 별장이라는 성격이 다른 두 공간이 거울처럼 상호 반영하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 작업은 세계 최초의 필름 및 퍼포먼스 전용 전시공간인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탱크스(The Tanks)’ 개관전의 첫 번째 커미션 작가로 선정되어 제작한 작업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세 편의 영상 작업들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전치(轉置)에 대한 작가의 사유뿐만 아니라 시대와 공간의 변화에 따라 파급, 변형, 또는 소멸되는 이야기의 영향력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살펴볼 수 있다.artnews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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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층 전시장에서는 김성환의 신작 퍼포먼스 <수박의 아들들>이 9월 1일과 2일 양일 밤 9시에 진행된다. 아트선재센터는 신작 퍼포먼스를 위하여 이례적으로 약 2개월 동안 전시장 운영을 중지하고, 작가가 전시 설치 이후 퍼포먼스의 초안부터 무대의 구성에 이르는 요소를 새롭게 구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을 통하여 작가는 전시 만들기의 역학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즉, 전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작품을 새롭게 배치하는 과정인가? 혹은 작가의 창작은 미술관의 제한된 예산과 정해진 일정에 맞춰가는 과정일 뿐인가? 작가는 미술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김성환은 새 작업을 통해 미술관의 직원들, 친구들, 고용인들, 관람객들과 새롭게 관계 맺는 방식을 고안한다. 2개월 동안의 전시 준비 기간은 전시 및 예술 작품의 창작에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규격을 따르면서도 변형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보이지 않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김성환은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면서도, 고정되고 완성된 것보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 변형가능성을 강조한다. 신작 퍼포먼스의 무대는 이틀간 공연장이면서 동시에 전시장이 된다. 또한, 이 무대 위에서 관람자와 관람의 대상이 되는 예술작품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관람자가 작품의 일부가 되거나, 자신의 관점에서 작품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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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ews3이 외에도, 9월 13일에는 전시한 사람들과의 토크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 영미어문학 교수 스티븐 그린블라트(Stephen Greenblatt), 테이트 모던 퍼모먼스 담당 큐레이터 캐서린 우드(Catherine Wood), 네덜란드 소재 비영리예술공간 카스코(Casco) 디렉터 최빛나 등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김성환 작가의 드로잉 삽화가 수록된 책 『말 아님 노래(Talk or Sing)』가 영문판과 국문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의 제목은 제한된 시간과 자산 내에서 ‘말(Talk)’을 통해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전파하고 배포할 것인지, 아니면 ‘노래(Sing)’를 통해 작품을 새로이 만들 것인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엿보게 한다.

작가 소개
김성환은 1975년 서울 출생으로 현재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재학 중 유학하여 미국 윌리엄스 컬리지에서 수학과 미술을 복수 전공했다. 이후 MIT에서 비주얼 스터디 석사를 마치고 암스테르담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를 거쳤다. 2007년 <게이조의 여름 나날 – 1937년의 기록>로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받았다. 하우스 데어 쿤스트(2010), 쿤스트 할레 바젤(2011), 퀸즈 뮤지엄(2011), 비트 드 비드 센터(2011)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12년 테이트 모던의 탱크스 개관전에 참여했다. 2014년에는 아트선재센터에서의 개인전 외에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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